우리가 살아가며 수없이 마주하는 정보 속에서, 때로는 천천히 책 한 권을 읽는 시간이 더욱 깊은 울림을 주곤 합니다. 4월 23일은 바로 그런 책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세계 책의 날’입니다. 이 글에서는 세계 책의 날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책이 왜 여전히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일상 속에서 독서를 가까이 두는 방법까지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 세계 책의 날은 어떤 날일까요? — 유네스코가 정한 특별한 기념일
세계 책의 날은 유엔 산하의 유네스코가 1995년에 공식 제정한 기념일로, 매년 4월 23일, 전 세계가 책의 가치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날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자’는 메시지를 넘어서, 저작권의 중요성, 지식 접근의 평등, 문해력의 보편화까지 포함한 보다 넓은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어요. 그렇다면 왜 하필 4월 23일일까요? 놀랍게도 이 날짜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서거일이 겹치는 날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 잉카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 등이 모두 1616년 4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러한 인물들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 날이 상징적으로 선택된 것이죠. 유네스코는 이 날을 통해 모든 사람이 책을 읽을 권리를 가지며, 지식과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를 전하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작가와 출판인, 독자 모두가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는 존재임을 강조하기도 해요. 세계 책의 날에는 각국에서 독서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학교, 도서관, 서점 등에서는 책 나눔 행사, 저자 강연, 독서 캠페인 등이 활발히 열립니다. 이 날을 기념해 자신만의 ‘책 한 권’을 선물하거나, 누군가와 책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아주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겠죠.
📚 책이 여전히 소중한 이유 — 독서가 삶에 주는 가치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정보는 손끝만으로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영상과 이미지가 중심이 된 요즘, ‘책’은 조금은 느린 매체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사람에게 깊이와 사색을 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입니다. 책을 읽는 행위는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넘어서 생각하는 힘, 비판적인 시각,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소설 속 인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게 되고, 철학서나 인문서 속 문장을 천천히 곱씹다 보면 스스로의 신념과 가치관을 점검하게 되기도 하죠. 또한 책은 언어 능력, 집중력, 상상력을 함께 키워주는 도구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문해력을 높이고 사고를 확장해주는 중요한 교육 도구이며, 성인에게는 정보 과잉 속에서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지적 자극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은 언제나 ‘혼자이되 외롭지 않은 시간’을 선물한다는 점이에요. 조용히 책장을 넘기며,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를 마음속에서 듣는 그 시간은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되곤 하죠.
🌱 일상 속 독서를 실천하는 방법 — 책과 조금 더 가까워지기
책을 읽고 싶지만 바빠서, 혹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인다면 일상 속에서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독서 습관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짧은 시간이라도 책 읽는 시간을 정해보는 것입니다. 하루 10분이면 충분해요.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혹은 자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 한 권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됩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일도 중요합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보다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주제나 흥미를 끌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게 훨씬 오랫동안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이에요. 소설, 에세이, 시, 자기계발서, 인문서… 어떤 장르든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읽고 싶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니까요.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을 활용해도 좋아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산책하거나 가벼운 집안일을 할 때 귀로 듣는 독서는 색다른 방식으로 책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책이 꼭 두꺼운 종이로만 존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이제는 내려놓아도 됩니다. 그리고 혼자 읽는 것이 부담된다면 책모임이나 독서 커뮤니티에 참여해보는 것도 추천해요. 함께 읽고 나누는 책 이야기는 훨씬 더 깊은 독서 경험을 만들어줍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다 보면 같은 책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혼자서는 지나쳤을 문장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니까요. 책은 ‘잘 읽는 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곧 좋은 독서입니다.
세계 책의 날은 단순히 독서를 권하는 날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느끼고, 어떤 가치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를 차분히 되돌아보게 하는 기념일입니다. 책은 늘 조용히 우리 곁에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지혜는 놀라울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4월 23일, 마음이 가는 책 한 권을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오늘이 조금 더 풍요로워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하루가 쌓여 더 따뜻한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